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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책 리뷰_01 뉴스의 시대 - 알랭 드 보통

by 양말씨 2020. 6. 13.

읽은 지는 꽤 지났습니다만, 블로그 책 리뷰에 첫 포스팅으로 짧게 나마 적어두고 싶었던 책인지라,,, 한번 올려봅니다. 

뉴스의 시대 - 알랭 드 보통

 

저자는 알랭 드 보통,, 제가 이 작가를 처음 알게된 건 <불안>이라는 책을 통해서였는데, 내용은 지금 세세하게 생각은 나지 않지만, 현대인의 불안에 대해서 꽤나 솔직하며, 통찰력 있는 혜안을 보여주고 있구나라고 생각했던 책입니다.

 

그 책을 처음 읽고 나서, 이 분 굉장히 배우신 분이고 지적인 분이구나 했더니,, 케임브리지 대학을 나오시고 2003년엔 프랑스 문화부 장관으로부터 예술가에게 수여하는 최고의 명예인 예술문화훈장을 받았으며, 「슈발리에 드 로드르 데자르 에 레트르」라는 기사 작위까지 받으셨다니 제가 생각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대단한 분이신 듯 하네요 ㄷㄷ

한국에도 방문하신 적이 몇번 있다고 하네요. 사진은 JTBC 인터뷰 영상이고, 마카다미아 사건은 땅콩회항 사건을 말씀하시는 듯합니다^^;

어쨌든, 그 분의 또 다른 신작, 뉴스의 시대는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뉴스를 마주하고 하루종일 시시각각 밀려오는 엄청난 양의 뉴스에 노출되어 있는데, 그 어떤 누구도 심지어는 뉴스 자신조차도, 이러한 수많은 뉴스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어떤 태도와 사고 방식으로 접해야하는지 알려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말이죠. 

 

이런 질문이 프롤로그 부분부터 나오고 이것이 사실상 이 책이 다루려고 하는 주제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책의 영어 원제가 The News, A User's Manual인 것도 이런 부분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이 되네요.)

 

저자는 오늘날의 뉴스가 혹은 언론이 여러 가지 다양한 뉴스를 만들어 냄에 있어 일련의 오류 (혹은 의도적인 잘못)를 저지르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예를 들면 정치 뉴스를 얘기하면서 우리가 가장 먼저 가지게 되는 가장 흔한 감정은 "지루함"과 "당혹스러움"이라고 지적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현상이며, 그 모든 정치 뉴스에 대해 전체적인 맥락의 설명 없이 큰 흐름의 일부분에 대한 사건만을 노출시켜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너무 가까이에 서 있다. 미술작품에 비유하자면, 흰 빛이 감도는 검은 선이 마구 그어진 푸르스름한 자줏빛의 어렴풋한 바탕으로부터 1~2 밀리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작품을 감상하라는 것과 다름없다.  

그림을 매우 가까이서, 일부분만 보고서 전체 그림의 아름다움을 볼 수는 없는 노릇.

그리고 이러한 뉴스의 "잘못"을 정치 뉴스, 해외 뉴스, 경제 뉴스, 셀러브리티 뉴스, 재난 뉴스, 소비자 정보 뉴스로 크게 나누어 설명하고, 지적합니다. 

 

셀러브리티 뉴스에 대해서는, 사람들은 왜 유명인사 즉, 셀러브리티의 행동에 관심을 가지고 그들처럼 되고 싶어하며 궁극적으로는 왜 유명해지고 싶어하는 걸까하는 질문을 던지면서, 그 이유는 모든 사람들이 제대로 대접 받고 싶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우리 스스로가 존엄한 하나하나의 인간으로서 대접받기를 모두 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이죠. 인간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사무실에서나 사교모임에서 혹은 정부나 민간의 관료주의라는 틈바구니에서 평범한 사람들이 품위있게 대우를 받으리라는 보장은 없고 사실 희박하다고 봐야겠죠. 하지만 셀러브리티라고 하는 사람들은 평범한 그 또는 그녀가 전인격을 걸고 수년에 걸쳐 노력해야 얻을 수 있는 타인의 친절과 존경심을 그들이 가지고 있는 지명도와 명성으로 단번에 얻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런 몇가지 구절들을 읽으면서 이전에 불안이라는 작품을 접했을 때와 비슷한 생각을 했습니다.

사람들이 모두 어렴풋하게나마 생각해봤음직한 솔직한 내면의 이야기들, 그들이 느끼는 바를 정말

날카롭게 포착해서,

지혜롭게 생각을 다듬어,

유려하게 풀어쓴 것 같다고 말이죠.  

 

일상의 철학자라는 별명이 있으신 것 같던데 정말 그 별명이 잘 지어진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쨌든 이런 식으로 여러 가지 뉴스들의 잘못 혹은 개선되어야 할 점을 말하고나서 말미에 책은 결론으로 우리의 자세에 대해 얘기해줍니다. 각각의 정치 뉴스, 경제 뉴스 등에 대해 어떻게 들여다봐야 할 것인지에 대한 짤막한 코멘트를 언급하고서 종합적인 결론이 나오는데요, 조금 역설적으로 들릴지는 모르지만 간단히 말해서 뉴스에 신경을 끄고, 우리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자는 것입니다. 

 

뉴스가 더이상 우리에게 가르쳐줄 독창적이거나 중요한 무언가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아챌 때 삶은 풍요로워진다.  

 

뉴스와 언론에 대해 별 생각없이 받아들이고 있던 저 같은 사람에게는 나름 신선한 충격이었던 책이었습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기존의 생각도 조금은 바뀌게 된 거 같습니다. 

 

하지만 때로, 말씀드린 것처럼 문장 자체가 굉장히 길고 유려한 느낌이 있어 이해가 쉽지 않았던 부분도 좀 있습니다ㅠ

알랭 드 보통 작가를 좋아하시고 뉴스와 언론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싶은 분들께 일독을 권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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